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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SCA재난안전·문화예술 연구소

58년째 반복되는 나흘, 2026 을지연습은 무엇을 '점검' 하는가

정원석·2026-08-16·조회 0·

2026 을지연습, 58년째 반복되는 나흘은 무엇을 점검하는가 | LD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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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째 반복되는 나흘,
2026 을지연습은 무엇을 '점검'하는가

 
근거와 유래, 올해의 중점, 그리고 전문가 관점의 평가와 미래 방향까지 한 번에 짚어봅니다
발행일 2026.08.16.    주관 재난안전·문화예술 연구소
키워드 을지연습 · 비상대비 · 민방위 · 국가핵심기반

01.이번 주, 사이렌이 울린다

2026년 을지연습은 8월 18일(화)부터 21일(금)까지 3박 4일간 전국에서 실시된다. 올해로 58번째다. 읍·면·동 이상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단체, 중점관리대상업체 등 약 4,000개 기관, 58만여 명이 참여한다. 훈련 사흘째인 8월 20일(목) 오후 2시에는 전국 단위 공습대비 민방위 훈련이 20분간 진행된다. 매년 8월이면 반복되는 이 사이렌 소리를 대부분의 시민은 "또 훈련이구나" 정도로 흘려보낸다.

그러나 을지연습은 단순한 대피 훈련이 아니다. 평시 행정체제를 전시체제로 전환하는 절차를 실제로 돌려보고, 전력·통신·교통 같은 국가핵심기반이 마비된 상황에서 정부가 계속 작동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국가 최상위 위기관리 연습이다. 안전관리 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을지연습은 '국가 단위 BCP(업무연속성계획) 검증 훈련'에 가장 가까운 제도다. 아래에서는 그 실체를 근거와 유래, 올해의 구성, 그리고 평가의 순서로 짚어본다.

02.법적 근거와 제도적 위상

을지연습은 관행이나 캠페인이 아니라 법률에 근거한 국가 훈련이다. 근거 체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법령·규정 핵심 내용
비상대비에 관한 법률 제14조(훈련의 실시) 정부는 비상대비업무 수행을 위해 전국·지역·부문별 훈련을 실시할 수 있으며, 2개 부처 이상이 관련되는 전국 훈련의 실시명령은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발령한다. 을지연습의 직접적 수권 조항이다.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정부연습) 행정안전부가 밝히는 을지연습의 직접 근거 조항. 연 1회 전국 단위로, 방법과 기간 등을 정하여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실시하며 통상 8월 중순에 시행한다.
같은 법 제14조 제4항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5조 재난대비훈련, 「민방위기본법」 제25조 민방위 훈련과 연계 실시할 수 있는 근거. 8월 20일 민방위 훈련이 을지연습과 묶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상대비훈련예규 (행정안전부 예규) 비상대비훈련을 정부연습(을지연습)·지역별 종합훈련(충무훈련)·기관 자체연습 3종으로 구분. 을지연습은 전시대비계획의 실효성 검토·보완, 전시전환절차 숙달, 상황조치연습, 실제훈련을 병행하는 연 1회 전국 규모 훈련으로 정의된다.
충무계획 비상사태 시 정부 기능 유지·군사작전 지원·국민생활 안정을 위한 범정부 비상대비계획. 을지연습은 이 계획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시험대에 해당한다.
통합방위법 국가중요시설 방호와 통합방위태세의 법적 기반. 국가핵심기반 보호 훈련의 제도적 배경을 이룬다.

실무적으로 중요한 지점은 '중점관리대상업체' 개념이다. 전력·통신·운송·의료·식품 등 비상시 국가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민간 기업은 정부 지정에 따라 을지연습의 참여 대상이 된다. 즉 을지연습은 공공부문만의 행사가 아니라, 민관이 함께 묶인 훈련 체계다.

'을지훈련'이 아니라 '을지연습'인 이유

같은 대상을 두고 을지훈련, 을지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 UFS라는 표현이 뒤섞여 쓰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가 쓰는 공식 명칭은 '을지연습'이다. 「비상대비훈련예규」는 비상대비훈련을 정부연습, 지역별 종합훈련, 기관 자체연습으로 나누고 그중 정부연습에 을지연습이라는 이름을 부여한다. 국무조정실과 행정안전부가 2026년에 낸 보도자료 제목도 모두 '2026년 을지연습'이다.

'을지훈련'이라는 말이 굳어진 배경에는 용어의 층위 혼동이 있다. 비상대비훈련은 상위 범주이고 을지연습은 그 아래에 놓인 개별 명칭인데, 상위 범주의 '훈련'을 그대로 붙여 부르다 보니 굳어진 통칭이다. 여기에 8월이면 민방위 훈련이 함께 시행되면서 두 가지가 하나로 묶여 인식된 점도 작용했다.

'연습'과 '훈련'의 어감 차이도 짚어둘 만하다. 실무에서 연습은 수립해 둔 계획을 상황에 대입해 실효성을 검토하고 보완하는 활동을, 훈련은 정해진 절차를 몸에 익히도록 반복하는 활동을 가리킨다. 을지연습의 핵심 산출물이 전시대비계획의 문제점과 보완사항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연습'이라는 표현이 성격에 더 맞는다. 반대로 민방위 훈련과 안전한국훈련이 '훈련'인 이유도 같은 기준으로 설명된다.

표현 지위 설명
을지연습 공식 명칭 예규상 정부연습의 정식 이름. 공문서와 보고서에는 이 표기를 쓴다.
을지훈련 통칭 언론과 일상에서 널리 쓰이지만 정부 공식 문서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을지 자유의 방패(UFS) 상위 통합 명칭 정부연습(을지)과 한미 연합지휘소연습을 함께 부르는 이름. 을지연습과 동의어가 아니며 기간과 참여 주체도 다르다.
을지태극연습 한시 명칭 2019년부터 몇 해 동안 사용된 이름. 예규는 국정 상황에 따라 명칭이 일시 변경될 수 있고 그해에는 변경된 이름을 쓰도록 정하고 있다.

정리하면 을지훈련은 틀린 말이라기보다 정식 명칭이 아닌 통칭이다. 다만 안전관리 담당자가 작성하는 보고서, 훈련 계획서, 실적 자료에서는 '2026년 을지연습'으로 적는 것이 정확하며, 한미 연합연습을 함께 언급할 때만 '을지 자유의 방패'를 병기하면 된다.

03.'을지'라는 이름에 담긴 1968년의 기억

1968년 1월 21일,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 124군부대 무장 게릴라 31명이 청와대 기습을 목표로 서울에 침투했다. 이른바 1·21 사태다. 이틀 뒤인 1월 23일에는 미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가 동해상에서 북한에 나포됐다. 한반도 안보 상황이 급격히 경색된 그해 5월,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주관으로 정부 차원의 비상대비 훈련 계획이 수립됐고, 그해 7월 '태극연습'이라는 이름으로 첫 훈련이 시행됐다.

이듬해인 1969년, 명칭이 '을지연습'으로 바뀐다. '을지'는 수나라 대군을 살수에서 무너뜨린 고구려의 명장 을지문덕(乙支文德) 장군의 이름에서 따왔다. 압도적 전력 차를 지형과 계략, 그리고 준비된 계획으로 극복한 인물의 이름을 국가 비상대비 훈련에 붙인 셈이다. 전력의 우열보다 준비의 깊이가 승부를 가른다는 관점이 이 명명 안에 이미 들어 있는 셈이다.

덧붙이자면 서울 도심의 간선도로 을지로 역시 같은 장군의 이름에서 딴 것이다. 매년 8월 시민들이 듣는 사이렌과 매일 지나다니는 도심 한복판의 지명이 1,400여 년 전 살수대첩의 기억을 함께 이고 있는 셈이다.

04.이름이 바뀌어 온 58년의 변천사

시기 명칭 배경 및 특징
1968 태극연습 1·21 사태를 계기로 대비정규전 중심의 첫 정부 연습 시행
1969 을지연습 정규전 대비로 성격 확대, 현재까지 이어지는 공식 명칭 확립
1976 을지 포커스렌즈(UFL) 유엔군사령부의 '포커스렌즈' 군사연습과 통합, 민·관·군 연계 체계 형성
2008 을지 프리덤가디언(UFG)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를 반영한 명칭 변경
2019 을지태극연습 남북·북미 대화 국면에서 UFG 종료, 정부 연습과 한국군 단독 태극연습을 결합
2022~ 을지 자유의 방패(UFS) 정부 연습(을지)과 한미 연합지휘소연습(Freedom Shield)의 통합 체계로 재정립

명칭 변화는 단순한 작명의 문제가 아니다. 을지연습의 이름은 그 시점의 한반도 안보 지형을 압축한 지표였다. 2026년의 이름이 '을지 자유의 방패'라는 사실 자체가, 현재 국가가 상정하는 위협 수준을 말해준다.

05.2026년 을지연습 개요

구분 내용
공식 명칭 2026년 을지연습 (통칭 을지훈련, 한미 연합연습과 통합 시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 기간 2026. 8. 18.(화) ~ 8. 21.(금), 3박 4일 · 58번째 시행
참여 규모 읍·면·동 이상 행정기관, 공공기관·단체, 중점관리대상업체 등 약 4,000개 기관 / 58만여 명
주관·총괄 국무조정실(총괄) · 행정안전부(주관, 전국 통제부장 회의 및 시행 지침) · 국무총리 주재 을지국무회의 · 부총리 주재 을지 관계장관회의
주요 참여기관 중앙행정기관 · 17개 시·도 및 기초자치단체 · 군(합동참모본부) · 경찰 · 소방 · 국가정보원 · 공공기관 · 중점관리대상업체(전력·통신·교통·의료 등)
연계 훈련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26)' 8. 17.~27. (한국군 약 1만 8천 명 참가, 방어적 성격의 연례 연습)
국민 참여 8. 20.(목) 14:00~14:20 전국 공습대비 민방위 훈련

06.2026년 을지연습의 중점 과제

2026년 을지연습의 기조는 '국가총력전 차원의 비상대비태세 확립'과 '변화하는 안보환경 대응'으로 제시됐다. 실행 수준에서 눈여겨볼 만한 대목은 다섯 가지다.

1
국가핵심기반 보호와 '1기관 1훈련'
전력·에너지·공항·항만·도로 등 주요 기반시설의 피해 상황을 가정하여 각 기관이 최소 1개 이상의 실제 훈련을 수행한다. 도상 검토를 넘어 기관별 책임 훈련을 강제하는 구조다.
2
드론과 사이버 공격이 겹치는 복합위기 합동훈련
국가중요시설에 드론 공격과 사이버 공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한 관계기관 합동훈련을 실시한다. 물리적 위협과 디지털 위협이 결합된 시나리오를 정면으로 다룬 점이 올해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다.
3
실시간 사이버 방어훈련
국가정보원 주관으로 정부·군·관계기관이 합동 참여하는 실시간 사이버 방어훈련이 병행된다. 공격 탐지에서 대응·복구까지의 협업 절차를 실시간으로 검증한다.
4
전시전환 절차 숙달과 기관장 주관 실제훈련 확대
전 공무원 비상소집, 전시 창설기구 편성, 정부와 군의 통합 상황대응 연습, 평시 행정체제의 전시체제 전환 절차, 을지국무회의가 순차 시행된다. 여기에 부총리가 주재하는 '을지 관계장관회의'를 운영하고, 기관장이 실제훈련을 직접 주관하며 전시 과제토의와 상황조치에 참여하도록 해 기관장의 책임 범위를 넓혔다.
5
국민 참여형 훈련 강화
공습대비 민방위 훈련과 함께 지자체별 체험형 프로그램이 확대된다. 서울시는 8월 20일 시청 본관에서 군·소방·민방위 등 6개 기관과 방산·드론 업체가 참여하는 시민 안보체험전을 무료 운영한다.

07.8월 20일 오후 2시, 시민이 만나는 을지연습

대부분의 시민에게 을지연습은 이 20분으로 요약된다. 훈련의 구성과 행동요령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시각 내용 및 행동요령
14:00 공습경보가 발령된다. 사이렌(파상음 1분)과 음성방송이 이어지며, 가까운 민방위대피소나 지하시설로 신속히 대피한다.
14:00~14:05 서울 중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숭례문교차로까지 약 1km 구간에서 차량 통제훈련이 시행된다. 통제구간 차량은 도로 오른쪽에 정차한 뒤 안내방송을 청취한다.
14:00~14:20 소방서별 1개 구간에서 긴급차량 길 터주기 훈련을 시행한다.
14:20 경보가 해제되고 일상으로 복귀한다.

대피소 위치는 '안전디딤돌' 앱이나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사전 확인할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자신의 근무지·거주지에서 가장 가까운 대피소 두 곳을 미리 알고 있는지가 훈련 참여의 실질적 성과를 가른다.

08.안전한국훈련·민방위 훈련과 무엇이 다른가

우리나라의 국가 훈련 체계는 하나가 아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혼동되는 세 가지를 나란히 놓고 보면 각 훈련이 맡은 역할이 분명해진다.

구분 을지연습 안전한국훈련 민방위 훈련
법적 근거 비상대비에 관한 법률 제14조,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5조, 재난대비훈련지침 민방위기본법 제25조,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상정하는 위기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와 국가총력전 풍수해·지진·화재 등 자연재난 및 사회재난 공습을 비롯한 민방위사태와 국가적 재난
검증 대상 정부 기능의 연속성. 전시전환 절차, 자원 동원, 기관 간 지휘체계 현장 대응 역량. 초동조치, 주민 대피, 기관 간 협업 속도 국민 행동요령. 경보 인지, 대피소 이동, 교통 통제 협조
주관 국무조정실 총괄, 행정안전부 주관, 대통령 승인 행정안전부, 민간 전문가 평가단이 전 과정 평가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가 현장 시행
시기와 주기 연 1회, 통상 8월 중순 4일간 연 1회 이상. 2026년 상반기는 5월 11일부터 22일까지 75개 기관 참여 민방위의 날 기준으로 연중 수회, 일정은 행정안전부장관이 조정
참여 범위 행정기관, 공공기관, 군·경·소방, 중점관리대상업체 약 4천 개 기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중심, 재난 유형별 지정 기관 일반 국민과 민방위대, 사업장 및 학교
훈련 방식 도상연습과 과제토의 중심, 실제훈련 병행 시나리오 기반 실제훈련 중심, 평가와 환류 체계 운영 경보 전파와 대피 실동훈련, 20분 내외 단시간

여기에 지방자치단체가 자원동원훈련을 포함해 지역 단위로 시행하는 충무훈련을 더하면 비상대비훈련 체계가 완성된다. 을지연습과 충무훈련은 같은 「비상대비훈련예규」 아래 있는 형제 훈련이고, 안전한국훈련과 민방위 훈련은 각각 다른 법률에 뿌리를 둔다.

전문가 관점에서 본 차이와 중요도

세 훈련의 관계를 서열로 이해하면 오독이 생긴다. 정확한 구도는 대응 계층의 분담이다. 을지연습은 국가가 계속 작동하는가를 묻는 거버넌스 계층, 안전한국훈련은 현장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가를 묻는 실행 계층, 민방위 훈련은 국민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가를 묻는 시민 계층에 각각 대응한다. 위기 상황에서 피해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가장 강한 계층이 아니라 가장 약한 계층이다. 지휘부 판단이 정확해도 현장 초동이 늦으면 소용이 없고, 현장이 신속해도 시민이 경보를 무시하면 인명 피해는 그대로 발생한다.

필요성 측면에서 더 주목할 대목은 세 훈련의 경계가 실제 위협에서 이미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6년 을지연습은 드론과 사이버 공격이 겹치는 복합위기를 다루고, 같은 해 안전한국훈련은 국가핵심기반 마비를 시나리오에 포함했다. 전력망이 멈추는 상황은 공격에서 비롯되든 태풍에서 비롯되든 현장에서는 동일한 사태로 나타난다. 그런데도 두 훈련은 서로 다른 법령, 다른 지침, 다른 평가 양식으로 운영되며 결과가 서로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시나리오와 평가지표를 연동해 한쪽 훈련에서 확인된 취약점이 다른 훈련의 과제로 넘어가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 훈련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를 낸다.

기업과 시설 관리자에게 주는 실무적 함의도 분명하다. 세 훈련을 각각 별개의 대응 문서로 준비하면 서류만 세 배로 늘어난다. 권장되는 방식은 업무연속성계획(BCP)이라는 하나의 뼈대를 세우고, 을지연습에는 자원 동원과 지휘체계 항목을, 안전한국훈련에는 초동조치와 대피 항목을, 민방위 훈련에는 경보 전파와 집결 항목을 각각 연결해 검증하는 것이다. 훈련마다 점검하는 각도가 다를 뿐, 확인하려는 질문은 "우리 조직은 멈추지 않고 버틸 수 있는가"로 같다.

09.전문가 관점에서 본 성과와 한계

58년간 중단 없이 이어진 전국 단위 훈련은 국제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다만 제도의 성숙도와 별개로 구조적 한계도 함께 축적됐다. 재난안전 관리 관점에서 성과와 한계를 함께 짚어본다.

구분 평가 내용
성과 ①
제도적 연속성
정권 교체와 안보 환경 변화에도 매년 시행돼 왔다. 훈련이 정례화되면 계획·조직·인력이 함께 유지된다. 비상대비 역량의 최소 기준선을 지켜온 장치로 평가할 수 있다.
성과 ②
범정부 통합성
중앙과 지방, 군과 경찰·소방, 공공기관과 민간업체가 동일 시나리오 아래 움직이는 구조는 개별 기관 훈련으로는 확보할 수 없는 기관 간 인터페이스 검증 기회를 제공한다.
성과 ③
위협 인식의 갱신
드론·사이버 복합위기, GPS 교란 등 신종 위협을 시나리오에 반영하는 속도가 최근 빨라졌다. 훈련이 위협 환경 변화를 따라가는 흐름은 긍정적이다.
한계 ①
도상 중심의 관성
여전히 상당 부분이 토의형·도상연습으로 진행되며, 문서 작성과 보고 준비가 훈련의 실질을 대체하는 경향이 있다. 기관장 주관 실제훈련 확대는 이 문제에 대한 대응이지만, 확산 속도는 기관별 편차가 크다.
한계 ②
민간 참여의 얕은 층위
중점관리대상업체를 제외한 대다수 민간 사업장, 다중이용시설, 공연장·전시장·축제장은 사실상 훈련 체계 밖에 있다. 20분간의 사이렌 외에 실제 대응 절차를 숙달할 기회가 없다.
한계 ③
환류 체계의 약함
훈련 결과가 계획 개정·예산 배분·시설 개선으로 이어지는 피드백 루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지적사항이 다음 해에 반복되는 구조는 훈련의 학습 효과를 제한한다.

특히 문화·예술 현장의 공백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공연장·축제장·박물관은 순간 밀집도가 높고 관객 대다수가 시설 구조를 모르는 상태로 체류한다. 국가비상사태뿐 아니라 화재·정전·군중 밀집 사고에서도 동일한 취약성이 작동한다. 을지연습이 검증하는 '기능 유지 능력'의 개념을 이 영역까지 확장하는 논의가 필요하다.

10.다음 10년을 위한 미래 방향성

방향 내용
AI 기반 시나리오 설계 고정된 상황 부여 방식에서 벗어나, 참여기관의 대응에 따라 시나리오가 분기하는 동적 훈련이 가능해졌다. AI 기반 상황 생성은 '정답을 아는 훈련'의 한계를 넘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다.
디지털 트윈 검증 전력망·통신망·교통망의 디지털 트윈 상에서 기반시설 마비의 연쇄 파급을 사전 시뮬레이션하고, 실제 훈련은 검증된 취약 지점에 집중하는 이원 구조가 효율적이다.
복합위기 상시 대응 전시 상황과 자연재난·감염병·사이버 공격은 이미 구분되지 않는다. 연 1회 4일간의 이벤트를 넘어, 상시 모니터링 체계와 결합된 연중 분산형 훈련 모델로의 전환을 검토할 시점이다.
민간·문화시설 편입 다중이용시설과 공연·전시 시설을 훈련 대상에 단계적으로 포함하되, 규제 부담이 아닌 표준 절차·교육 콘텐츠 제공 방식으로 접근해야 수용성이 확보된다.
성과지표 기반 환류 참여 인원·시행 여부 중심의 평가를 대응 소요시간, 의사결정 지연 구간, 통신 두절 시 대체 수단 작동률 등 측정 가능한 지표로 전환하고, 결과를 익년도 계획·예산에 연동해야 한다.
인구·사회구조 반영 고령자·장애인·외국인 주민의 대피 지원 절차, 다국어 경보 전파 체계는 더 이상 부가 과제가 아니다. 훈련 설계 단계에서 기본 요건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11.현장 적용 체크포인트 3가지

1
비상연락체계는 '통신 두절'을 전제로 점검한다
휴대전화망 의존형 비상연락망은 실제 상황에서 가장 먼저 무력화된다. 무전기, 사내 방송, 집결지 지정 등 대체 수단 3단계를 문서가 아닌 실제 작동 여부로 확인한다.
2
8월 20일 20분을 자체 훈련 기회로 전환한다
사이렌 시각에 맞춰 사업장·시설 단위 대피 동선 확인, 인원 점검(Head Count) 소요시간 측정, 대피소 위치 공지를 병행하면 별도 비용 없이 실효적 훈련이 성립한다.
3
훈련 기록을 다음 계획의 입력값으로 남긴다
소요시간·미이행 항목·병목 구간을 1페이지로 기록해 BCP 및 위험성평가 문서에 반영한다. 기록되지 않은 훈련은 조직 학습으로 축적되지 않는다.

12.맺음말, 준비의 깊이가 승부를 가른다

을지문덕은 압도적 병력 차이를 지형과 계획으로 뒤집었다. 그 이름을 딴 훈련이 58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국가가 여전히 '준비된 상태'를 최우선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훈련의 가치는 시행 여부가 아니라 시행 이후 무엇이 바뀌었는가로 결정된다. 올해 8월 20일 오후 2시, 사이렌이 울릴 때 각자의 자리에서 '내가 지금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한 번 확인해 보기를 권한다. 그 20분의 확인이 축적될 때, 을지연습은 연례 행사가 아니라 사회적 역량이 된다.

· 국무조정실, 「2026년 을지연습, 8월 18일부터 21일까지」 보도자료, 2026.8.6.
· 행정안전부, 「2026년 을지연습 전국 통제부장 회의 개최」 보도자료, 2026.7.22.
· 합동참모본부·주한미군, 「을지 자유의 방패(UFS 26)」 공동 브리핑, 2026.8.10.
· 서울특별시, 「2026년 8월 20일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 실시 안내」 및 「2026 을지연습 시민 안보체험전」 안내
· 「비상대비에 관한 법률」 제14조, 「민방위기본법」 제25조,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5조, 「비상대비훈련예규」
· 행정안전부, 「2026년 상반기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실시」 보도자료, 2026.5.11.
· 국민재난안전포털 민방위 훈련 안내 (「민방위기본법」 제25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 행정안전부 비상대비정책국, 「비상대비 훈련: 을지연습」 안내 (「비상대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4조 정부연습 근거 명시)
· 국가기록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을지연습·을지포커스렌즈 연혁」
재난안전·문화예술 연구소
LABORATORY FOR DISASTER SAFETY & CULTURE ARTS
 
교수 · Professor
정원석
 
· 공학석사(방재안전공학)
· AI 재난안전전문가
· 무대안전관리사 (글로벌 프로젝트 포함)
· 전기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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